정확히는 쓰고싶은만큼 쓰고 내팽겨쳐둔 것들 모음. 임시보관함에서 끌어내왔다.. 대부분 13~14년사이 글.

1.

폐부에 공기가 차지 않는다. 검고 눅눅한, 젖은 손이 목을 매섭게 억눌렀다. 숨이 턱 막힌다. 흩어지는 시야 사이로 온통 검은 마스크가 들어찼다. 내 목을 누르는 너의 푸른 눈엔 미동도 없었다. 너는 오늘 밤, 내 목숨을 끝내기 위해 온 것이 틀림없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마피아 보스 노엘과 노엘이 자기아빠 죽인 거 눈앞에서 본 꼬맹이 리암이 이십년 뒤 노쇠해져 은퇴한 노엘 죽이러 밤에 잠입한 거. 포인트는 너 나 죽이면 살인이라고 사람죽이고 살 수 있을 것 같냐고 비웃는 현노엘..이 보고싶다.



2.


반듯한 화이트셔츠와 꼿꼿히 세워진 칼라. 주머니에 반짝 빛나는 행거칩과 눈대중으로 가격을 어림잡기 힘든 시계. 뭐하나 금욕적이지 않은 구석이 없다.

이건 리암의 이주 간의 세심한 관찰에서 비롯한 혼자만의 감상이라, 남들에게 이런말을 한다면 수상쩍은 눈길을 받을지도 모른다. 노엘은 언제나 학교에서 그런 차림으로 다녔고 교사의 옷차림에 시시콜콜 시비를 걸 바보는 없었다. 그럼에도 리암은 그의 옷차림이 늘 불만스러웠다. 조금의 흐트러짐도 내보이지 않는, 그 딱딱한 얼굴만큼이나 단단히 여며진 차림새를 볼때면, 이유 없는 분노가 끓어오르곤 했던 것이다. 리암은 복도를 지나가는 노엘을 바라보며 고개를 살짝 숙이고 곁눈질로 그를 훑어본다. 오늘도 그의 정갈한 옷차림은 다르지 않았다.

제 제자들에게 조금의 칭찬도 해주지않기로 유명한 실용음악과 노엘 갤러거 교수는, 늘 그를 둘러싼 소문이 많았다. 그도 그럴것이, 보통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교수에 대한 일말의 정보조차 그에겐 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리암이 항간에 도는 소문을 눈으로 확인하지만 않았더라면 그에게 관심을 둘 일이 조금도 없었을 것이다. 리암은 입술을 침으로 적시며 지난 주 금요일 밤을 회상했다.

이까지만 써도.. 금욕적인 노엘 겨스님 음탕한 모습 우연히 보게 된 리암이 따먹는거지.. 이 사진보고 떠오름 껄껄 내안의 욕망 깨어나게하는 사진..
이미지


3.

흐린 시야 사이로 탁자 위에 마카롱이 덩그러니 올려져 있는 게 보였다.

노엘은 카우치에서 기지개를 쭉 편 뒤에 마카롱을 집어 입에 넣었다. 단맛이 가득 퍼지는 걸 음미하며 노엘은 그제야 주위를 둘러보았다. 녹음을 하다가 잠깐 카우치에서 눈을 붙인다는 게 그대로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좀 깨우지 그랬어... 웅얼거리던 노엘이 뻐근한 고개를 좌우로 틀었다. 리암은 아직까지도 녹음실에 나타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사실 오늘은 기타 리프만 덧씌우는 작업이라 리암이 있을 이유는 없기야 한데, 앤디와 겜은 또 어디로 간건지. 둘이 손잡고 망할 채식주의자 식당으로 소풍이라도 간 모양이었다. 얼핏 시계를 보니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된 성도 싶었다. 저도 요깃거리나 사올까 싶어 몸을 일으킨 순간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 ..우리애?

노엘은 의아한 얼굴로 문을 박차고 들어온 리암을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것이 그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옷은 어디서 챙겨입고 나왔는지 단추가 덜 채워진 남방에, 달려오면서 몇번을 벗겨졌는지 모를 헐렁한 슬리퍼와 잔뜩 헝클어진 머리까지. 여기서 끝인가하면 그게 또 아니라, 리암의 눈 주위부터 목까지가 온통 붉어져 있다. 단순히 충혈된 것인가 싶었으나, 볼에 선명한 흰 자욱이 그가 방금 전까지 울었다는 걸 선명히 보여주고 있기에 더욱 측은한 몰골인 것이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입술만 달싹이던 노엘을 숨을 헐떡이며 바라보던 리암이 답싹 달려와 품에 안았다.

- 노엘, 노엘.. 니가, 씨발할 비행기 프로펠러에 몸이 동강나서.. 내 눈 앞에서..

그러고선 말을 맺지 못하고 노엘의 어깨에 몸을 기댔다. Alright, Alright 반복하며 제게 안긴 리암의 뒷머리를 쓰다듬는 노엘의 손길이 부드럽다. 노엘은 축축하게 젖어 들어가는 어깨를 느끼며 제 품에 안긴 리암의 머리를 토닥여주었다. 제 어린 동생을 안고 있는 노엘은 아직까지도 어안이 벙벙한채지만, 실실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수가 없다. 겨우 꿈 하나 가지고 다 큰게 이 난리라니. 이럴 때는 평소에 느끼지 못하고 있던 저보다 다섯살이나 어린 동생의 존재가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사실 노엘은 조금은 놀라기야 했다. 서로의 죽는 모습을 보는 것은 보통 사람들도 종종 꾸는 꿈이기야 하지만 비행기 프로펠러에 몸이 절단된 노엘을 보았다, 고 말하며 달달 떠는 리암은 무언가 달라 보였기 때문이다. 어찌나 심하게 떨고 있던지 그새 돌아온 겜과 앤디는 노엘을 추궁하기까지 했으니. 몇 번이나 제 잘못이 아니라고 한 뒤에야 그들은 리암에게 진위를 물으러 갔더랬다.


이건 꿈에서 있던 일 그대로 일어나는 리암...... 이라 전체적인 앵슷인데 비행기 프로펠러에 몸 동강나는 노엘을 쓰고싶지 않아서 그만둠 ㅠㅠㅠㅠㅠㅠ 병신



4.

리암은 차의 시동을 끄자마자 나른함에 지쳐 결국 담배를 물었다. 마지막으로 입에 문 담배는 분명 그제 저녁의 부모님 댁에서였다. 아마 그때 또 한번 기필코 담배를 끊으리라 다짐했던것으로 기억하는데, 이곳에 발걸음만 닿으면 어떤 굳은 의지도 우르르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이 시간에 홍등가에 있는 건 처음이었다. 사실 장소 자체는 종종 들린다고는 하지만, 벌건 대낮부터 이곳을 찾을 만큼 그가 욕구불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리암은 문득, 이곳은 낮이라 해도 모든 게 똑같구나 싶었다. 어스름한 주홍색 등불이 섬짓하게 몸을 감싸던 첫 느낌을 그는 잊지 못한다. 지금 제가 발을 딯고 있는 이곳에서 등을 돌려 몇 발자국만 움직이면 있는 다른 곳들과의 괴리감은 엄청났다. ...사실 이 모든 건 웃기는 감상일지도 몰랐다. 제 발로 걸어들어와놓고 이곳과 밖의 괴리를 탓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 아닌가. 무엇보다 리암은 이곳에서 을이 아니었다. 중요한 건 지금의 그는 여유 시간이 넉넉하고, 지갑이 두둑하단 것 뿐이었다.


그 때 문득, 옷을 입었는지 안 입었는지 단정하기에도 애매한 옷차림의 여자가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산발이 된 머리를 우악스러운 손아귀에 붙잡힌 채 질질 끌려들어가는 그 짧은 순간에 담배를 끄고 있는 리암과 눈이 마주친 것이 발단이었다. 희멀건 눈동자를 번뜩이는 여자는 분명, 적어도 지금 제정신은 아닌 것 같았다.

씨발, 아무리 그래도 다리 한 쪽 없는 남자랑 떡치라고? 니가 생각을 해봐, 썅년아!

노엘은 등장도 안했지만ㅋㅋㅋㅋㅋㅋ 여자 샀던 다리 한 쪽 없는 남자 = 노앨.. 절뚝절뚝 걸어나오는거 둥절어리 + 알 수 없는 기시감으로 멍하니 있다가 걍 떡치려던 거 그만두고 담날 회사가는데 리암 회사에서 신입사원으로 다시 만난다. 사실 이거 타컾이었다 희희..

5.

세인트 성당은 보통 늘 열려있곤 하지만, 요즘들어 도둑 고양이를 연상케하는 잡상인이나 좀도둑이 늘어 마냥 개방할 수는 없게 되었다. 특히 오늘같은 사람이 가득 몰리는 마을 축제는 더욱 더 그랬다. 마을은 온통 일년에 한번 맞는 열락에 취해 있었다. 신부는 성당 내부를 훑은 뒤 문을 단단히 걸어잠근 후 샴페인에 취해 있는 익숙한 젊은 무리에게 말이나 건네 볼 요령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우뚝 굳었다.

오랜만에 만난 남자는 수십일 사이 무척이나 변해 있었다. 푸석해진 얼굴에선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오만함을 연상시키는 특유의 무언가가 사라져있었다. 지친 표정으로 저를 가만히 바라보는 그의 팔을 붙잡고 신부는 성당 문을 열었다.

리암 갤러거, 그는 꽤 독실한 신자였다. 모범적이라고 칭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한, 요즘 젊은이 답지않은 충직한 신자였기에 신부는 유독 리암을 아꼈다. 그랬던 그가 어떤 기별도 없이 홀연히 사라진 수십일간 신부는 어디에 있는지 모를 그를 위한 기도를 매일 밤 올렸었다. 그런 그가 찾아 와 대뜸 하는 말은 신부를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여전히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지 고민하고 있는 신부를 앞에 두고, 리암은 입을 열었다. 신부는 초조하게 움직이는 리암의 손끝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ㅡ...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이 지긋지긋한 족쇄를 끊어낼 수 있는지 전 모르겠습니다. 신부님께서 늘 그러셨죠.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해선 안된다고, 누구나 끊임없이 기도하고 회개하면 죄를 씻을 수 있다고요. 저는 그 말을 듣고 여기 이 성당에 꼬박꼬박 나왔어요. 인부들이 쉬느라 폐품을 칠하러 나오지 않는 일요일마다 말예요. 그리고 늘 가슴 속 깊이 기도했어요. 이 추악한 감정을 씻어내달라고... 하지만 변하는 건 없었어요. 성당에 나와 기도를 드리고 집에 와, 무방비 상태로 제 침대에 누워 잠이 들어 있는 친형을 보며 욕정한 후론 이곳에 나오지 않았어요. 신부님 얼굴을 볼 면목이 없었어요.

모르는 척 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형이 그 망할 여자친구가 생긴거요. 케이티라고 했나, 금발의 멍청한 여자였죠. 정말로, 그 흔한 예쁜 구석 하나 볼수도 없었어요. 그런데도 형은 그 여자랑 매일 데이트를 나갔어요. 안 입던 자켓도 다려 입고, 지독한 폐품 냄새를 견디며 겨우 벌어 온 돈도 지갑에 아무렇게나 쑤셔박고요. 전 그게 정말 싫었어요. 왜냐하면, 형이 힘들 게 번 돈이니까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신부님.

말을 끊고, 번복하고, 다시 끊어진 말을 주워담아 더듬더듬 잇기를 반복하던 그의 눈가가 어느새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동의를 구하듯 들어 올린 고개를 다시 푹 숙인 리암의 어깨가 들썩였다.

ㅡ사실, 제가 하고싶은 말은, 그러니까요, 저는.. 저는 죄를 지었어요. 저는요. 용서받지 못할거에요. 신께서도 저를 외면하실거예요. 저는...저는, 친형을 강간했어요.


6.

리암은 이따금씩 펜 촉을 종이에 두어번씩 톡톡 두드리며 시계를 곁눈질했다. 강의 내내 평소에 지인들에게 그렇게나 지적받았던 다리 떠는 습관은 여전했다. 사실 지금의 그는, 교양을 무엇을 선택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강의 내내 이어진 그의 이상행동에, 평소의 촉 좋은 리암이라면 금방 알아챘을, 옆에서 앤디가 의문이 가득 묻어있는 눈빛을 보내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그는 지금 정신이 나가 있었다.

일은 주위 사람들이 보기엔 정신 나갔다고 혀를 끌끌찰만한 일에서 시작되었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에서부터, 현대의 수많은 매체에서 쏟아내는 로맨스물의 정석인 '한번 본 사람에게 꽂히는' 일이 리암에게 일어난 것이 첫째요, 그 운명의 인물이 리암의 책상 건너건너 교수의 명강의에 몸둘바를 모르겠다는 듯 세상을 다 가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음이 둘째였으니, 리암이 강의에 집중하는 것이 신기한 일이었던 것이다. 리암은 고개를 끄덕거리는 그의 동선에 맞춰 몸을 흔들어댔다.옆에서 혀를 차는 앤디가 있는줄도 모르고.

그의 등장은 평범했다. 차라리 창문을 깨부수고 들어온다거나, 아니면 불이 났다며 온 사방을 시끌벅적하게 만드는 뻥을 쳤다면 리암의 머릿속에 '생긴건 멀쩡한데 미친놈' 정도로 각인되었을지도. 그의 등장에서 조금 다른것은 교수의 강의에 오분을 늦었고, 죄송하다며 허겁지겁 자리에 앉은 것 뿐이었다. 그에게는 지금, 이제껏 제가 지켜온 가치관의 혼란이 오고 있었다.



노엘보고 첫눈에 반해서 가치관에 혼란 온 리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자고 제 가치관이고 뭐고 씨발 노엘리가 예뻐 죽겠는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워대쉬해서 사귀는 캠퍼스물 보고싶었는데..

7.

리암의 목소리는 나른하면서도 강직했다. 무슨 말을 하든 그랬다. 아니,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게 들렸다. 조금만 화가 나면 다소 거칠게 변모되곤 하는 게 흠이었지만, 어찌되었건 평소의 그의 목소리는 귀에 부드럽게 감기는 무언가가 있었다. 또한 그는 말을 하기 전에 손끝을 두 번 탁탁 맞부딪히는 습관이 있었는데, 하기 힘든 말을 할 때는 그 횟수가 보통 세번으로 늘었다.

그래서 지금, 리암이 내게 할 말을 무척이나 고민하고 있다는 걸 안다. 그의 초조한 손놀림이 열번째를 넘었을 때, 나는 횟수를 세는것은 포기했지만 불안정하게 덜덜거리는 그의 왼쪽 손에서 눈을 떼는 것엔 성공하지 못했다. 그의 엄지와 검지가 톡톡 소리와 함께 부딪히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 지겹도록 봐 왔던 리암 주위의 모든 풍경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또한 그는 당혹스러움이 가득 묻어나는 제 얼굴을 숨길 생각이 추호도 없어 보였다. 나와 눈이 마주쳤을 때 리암이 지었던 표정이 그랬다. 리암이 기어코 내 이름을 불렀다. 다섯살어린 내 동생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노엘, 하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가 할 말을 얼마나 참고 있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잠자코 고개만 끄덕였다.

Well.. 너 저번주에 웰러 만났었어?

Yes, 일단 대답은 노, 가 될 수 없었다. 리암의 질문은 보통 자신이 확신하고 있는 것들 뿐이다. 그는 나에 대해 완벽하고 빈틈없이 파고든다. 기억을 더듬었다. 웰러를 만났었다. 오랜만에 밥을 산다길래 식사를 했다. 요새 너무 자주 봤다며 툴툴거리는 나를 멀뚱히 바라보다- 이제 내가 지겨워진거야?- 농담하는 웰러와 마주보고 웃었다. 그리고 펍에서 술을 마셨다. 섹스했어? 적당한 대답을 생각하고 있을 때, 리암이 물었다. 으르렁대는 예의 그 육성이 깔려있다. 웰러랑. 그가 사납게 덧붙였다.

그만해.

아까 전까지 사납게 몰아붙이던 주제에, 어깨가 움츠러든다. 죽일 듯 노려보던 눈도 열기가 식었다. 무엇이 그토록 화난 것인지, 이해는 할 수 있다해도 노력하고 싶지 않았다. 난 카우치로 가 다리를 쭉 뻗었다.

웰러랑 안 잤어. 앞으로도 그럴거고.


리절부절 손대면 깨질까 불면 날아갈까 노엘이 의심스럽긴한데 너무 예뻐서 추궁도 못하겠고.. 노엘은 그거 잘 알아서 능수능란하게 리암 가지고 노는 노빗취ㅋㅋㅋ웰러랑 잔 거 맞거든..^^


8.


총 쏘는 소리. 텅 빈 허공과 볼렛의 마찰음이다. 반대편 방의 앤디가 분명했다. 기어코 그가 죄 없는 자들까지 모두 사살한 것이다. 노엘이 잠시나마 그들에게 애도를 표할 틈도 없이, 대리석 바닥에서 올라오는 피 냄새가 간헐적으로 코끝을 찔러왔다. 그의 발가에 채이는 건 핏기없이 늘어진 시체들이다. 수 없이 봐온 장면이지만 매번 찾아오는 아스런한 이질감은 그 조차도 어쩔수가 없었다. 노엘은 주머니에 손을 깊숙히 찔러넣었다. 얼마 전 직접 산 독일산 잭나이프가 손에 부드럽게 감겼다. 노엘은 느리게 무릎을 꿇는다. 별 소용 없는 일이지만 시험삼아. 눈 앞에 놓인 시체의 얼굴에 손을 얹어 덜 뜨인 눈을 감긴 후 손을 높게 들어 그대로 얼굴에 꽂아넣었다. 뜨끈한 핏방울이 얼굴로 튀었다. 흠집 하나 없는 금속성이 붉은 선혈과 어우러져 선명하게 번들거리는 게 노엘의 물빛 홍채에 가득 들어찼다. 노엘은 힘을 주어 칼을 빼냈다. 그는 팔목이 아파왔고, 심장은 불쾌하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 노엘.

발 걸음 소리가 가까워져왔다. 노엘은 몸을 일으켰다. 무거운 발놀림에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투둑, 스타카토로 귓가에 떨어졌다. 어느새 제 뒤까지 다다른 앤디가 노엘의 어깨를 슬쩍 감쌌다. 노엘이 크게 한숨을 쉬었다.


- 결국은.

- 어차피 남은 건 둘 뿐이었어.

- 씨발, 너는 진짜 싸이코야. 아마 내가 만난 놈들중에 제일.

어깨에 올려진 앤디의 손을 처내며 거친 발걸음으로 시체들 사이를 뛰어넘는 노엘은 아까의 다소 경직된 모습과는 분명히 달라져있었다. 그런 노엘의 뒷께를 바라보던 앤디가 슬며시 웃었다. 겁을 먹었다, 분명히. 모두를 속여도 앤디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그가 아는 노엘 갤러거는 원체 이런 일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업무를 보라면 보고, 적을 파악하라면 완벽하게 해낸다. 차라리 브레인이 어울리면 어울렸지, 현장이라니. 앤디가 고개를 들었을 때 노엘은 어느새 문 앞까지 다다라 있었다.

- 안 갈꺼야?

- 노엘, 약속해.

또 뭘. 노엘이 입술을 느리게 깨물었다.

- 다시는 여기 안 나오겠다고.

- 아아, 그 빌어먹을 '보호' ? 나는 정부가 아니야. 그 새끼 밑에서 앙앙대는 건 그만둔지 오래라고.

노엘의 입꼬리가 비웃듯 말려올라갔다. 앤디는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그는 눈에 띄게 예민하다. 나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야, 노엘. 앤디가 차분히 말하자 노엘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 빛난다. 앤디가 그것을 놓칠리가 없었다. 너털 웃음을 터뜨리는 앤디 옆에 바짝 다가선 노엘이 조곤조곤 속삭였다.
 
- 그럼 뭔데? 이유가 또 있어?



조직에서 애지중지 사랑받는 노엘리ㅋㅋㅋㅋㅋ튜ㅠㅠㅠ 당연하지 노엘은 예쁘니까! 노엘이 말하는 보스 = 그새끼 = 겜임
겜이 노엘 넘 아까니까 정부라는 소문나는데 사실아님 걍 존나 말그대로 오구오구 아끼는거임ㅋㅋㅋ근데 일일이 해명하기 귀찮고 암묵적으로 다 저렇게 생각하고 있는거 아니까 걍 수긍해버린 노엘리.. 그래서 겜이랑 섹스하는 사인줄 아는데 사실 아님 겜이 같이 거둔 행동파 동생 리암임^^
Posted by G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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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긴] tug of war

2~2.5D 2016. 10. 1. 20:45
"타카…스기…"

"다시 불러봐."

제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가 길게 늘어졌다가, 뚝 끊겨 떨어졌다. 신스케는 그제야 아래에서 신음하고 있는 긴토키와 눈을 맞췄다. 시선을 내려 제가 붙잡고 있는 흰 팔목에서 천천히 손을 떼자, 파랗게 멍이 든 자욱이 눈에 들어왔다. 자잘하게 새겨진 멍자욱을 쓸다가 엄지로 누르자, 그가 고통스러운 소리를 냈다. 고개를 숙여 은발의 덥수룩한 머리카락을 살살 쓸어넘기고, 드러난 이마에 입을 내리찍었다. 내려앉은 온기가 끔찍하도록 싫었는지 꾹 감은 눈이 파르르 떨리고 있다. 그간 저를 죽일 듯 노려보았던 홍안이, 오늘만큼은 굳게 감겨있었다.

요 몇일 간 제게 반항할 기미가 보일때마다, 신스케는 그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넣는 걸 그다지 마다하지 않았다. 워낙 맷집이 강한 그라, 이 정도의 주먹은 아무렇지도 않았겠지만, 그것이 계속된다면 이야기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야차라고 했던가, 그는 일주일이 지나도 몸부림 치는것을 멈추지 않았다. 어느 날 입에 칼을 물고 사슬이 연결된 제 팔목을 끊어내려던 긴토키와 마주한 순간, 신스케는 그간의 노력이 소용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와 함께 있었던 생사가 오가던 전쟁터에서도, 이처럼 지독한 소유욕을 느끼지는 않았었다. 아무리 그에게 주먹질을 해도, 머리채를 젖혀놓고 귀에다 온갖 달콤한 말을 속삭여주어도, 그는 부릅 뜬 눈을 감지 않았다. 신스케는 이제 스승의 목을 제 손으로 베어놓고도 지금까지 세상을 끌어안고 살 수 있었던 그의 근본, 그 올곧은 정신력마저 죽여놓을 작정이었다. 그래, 그것이 중요했다. 감히 나간다는 생각은 할 수도 없게끔…

"아파, 아파.. 윽, 타카스기.. 제발 그만해… "

그래서 넷째 날부턴, 하루도 빠짐없이 그를 안았다. 반항하는 그의 머리채를 단단히 마룻바닥에 눌러놓고, 양 팔목의 사슬을 부러 거세게 옥죄어 그의 손을 있는대로 마비시킨후엔, 바지를 벗기고 단단하게 경직된 엉덩이를 느리게 주물렀다. 바지를 벗길 때까지만 해도 미친듯이 욕을 퍼부어대던 그의 움직임이 손가락이 하나 들어간 후부터는 눈에 띄게 느려졌다. 신스케는 본능적으로 이것이 제일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를 안고, 그가 제게 울며 비는것을 보고 싶었다. 물론 이런 식으로 발휘 될 것이라는 건 예상에 없었긴 하다만… 어찌되었든 머지않아 곧 그를 안게 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은 같지 않은가? 오래간 제 소유욕을 자극했던 그를 앞에 두고 인내를 할 여력 따위는 자신에겐 없었다. 파칭코에서 잔뜩 술에 취한 그를 흥신소를 시켜 끌고 오게 한 것은 애초에 그런 이유가 아니었던가. 사실, 생각해보면, 양이 전쟁이 끝나고 그를 진작에 제 품 안으로 탈환하여야 했던 것인 게 맞다… 그건 명백한 제 실수였다. 같은 실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울지마, 시로야사님. 아직 멀었어, 가려면… 윽, 너무 조이는데."

"신스케, 신스케. 내가 뭘 잘못했는지, 흑, 말해 줘… 난, 나는… 나는 모르겠어, 아무것도…"

그리고 그가 처음으로 눈물을 보인 지금, 신스케는 발가락 끝부터 짜릿해지는 쾌감을 느꼈다. 마침내 그를 제 손으로 굴복시킨 것이리라. 손을 뻗어 부푼 그의 성기를 매만지며 그가 던진 질문의 답을 생각했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눈물을 손으로 닦아주었다. 잘못, 잘못이라… 그건 제가 답할 수 있는 류의 질문이 아니었다.

"그런 건 없어, 긴토키. 너랑 내 생각이 다른 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사실 넌 그냥 여기서 하루종일 날 기다리다가 내가 나타나면 다리 벌리고, 그렇게 있으면 되는데…"

" ……."

"넌 그렇게 생각하질 않잖아… 도무지 끝날 수 없는 문제로군."

"…윽, 흑,.. 아윽! 으.."

"그 망할 꼬맹이들 보모를 하면서, 카부키쵸 거리를 싸돌아다니며, 하루도 빠짐없이 해결사 노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잖아. 나는 생각이 달라."

"타카스기…, 흐으.. 아파,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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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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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뽀, 뽀뽀."

우웩. 이건 진짜 토 나올 것 같다. 히지카타는 살인적인 더위와 함께 살인 충동이 몸 속에서 들끓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슬쩍 돌리자 눈을 감고 입술을 내밀고 있는, 애인이라는 놈팽이가 보인다. 흰 머리칼을 잡아 당겨 당장에라도 바닥에 입술을 접목시키고 싶은 걸 히지카타는 초인적인 힘으로 참아냈다. 네놈 머리속엔 당최 뭐가 든지 모르겠다. 하면서도 한숨 뒤에 뒤따라온 가벼운 키스에 긴토키는 입이 찢어져라 헤벌쭉 미소지었다. 아아, 히지카타군 너무 좋아! 하고 끌어안았다가 머리를 얻어맞고 일초도 안되어 떨어지는건 덤이다. 촉 맞붙었다가 순식간에 떨어진 입술이 아쉬운 듯 긴토키는 입술을 혀로 핥았다. 질색하는 히지카타의 얼굴이 뒤따라온건 어쩔 수 없었지만.

긴토키는 말 그대로 '좋아서 죽으려' 하고 있었다. 히지카타는 도대체 영문을 알 수가 없다고 생각하며 담배만 뻐끔뻐끔 피웠다. 재떨이를 밀어주면서도 간접흡연의 피해에 대해 일장연설을 하고 있는 긴토키의 말은 귀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은지 오래다. 혹시 섹스할때보다 뽀뽀에 더 흥분하는 건가? 아, 아니다. 히지카타는 불과 한시간 전 제 귀에 속삭여오던 음담패설과 반쯤 정신나간 긴토키의 얼굴을 생각하고 고개를 저었다. 슬쩍 보아하니 귀여워 죽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먼저 해주는 스킨쉽을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안 어울리게 귀여운 면이 있다.

"야, 얼굴 빨개졌다."

"아니거든!"

"어이, 무슨 생각했어? 나랑 한번 더 뒹굴고 싶다는 생각? 아저씨가 된 후로 2차는 무리라고 누누히-"

"네놈 머릿속에 든 거라곤 그것밖에 없냐!"

히지카타는 붉어진 얼굴로 재떨이를 주워들고 긴토키의 머리를 휘갈겼다. 꽤나 묵직한 재질의 재떨이가 머리를 치고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무거운 정적이 해결사 사무소를 감돌았다. 긴토키가 머리를 감싸쥐고 아아, 소리를 내자 히지카타가 허겁지겁 담배를 끄고 긴토키를 살폈다.

"괜찮냐? 그러게 왜, 억!"

긴토키의 얼굴을 살피려고 몸을 바짝 숙인 히지카타의 몸이 순식간에 긴토키의 손에 의해 돌려졌다. 아픈게 언제였냐는 듯 싱글벙글 웃고 있는 얼굴과 함께 긴토키는 제 입술을 쪽 소리와 함께 맞붙히고 떨어졌다. 아, 진짜 지겹다….



긴토키가 누누히 그를 세금 도둑, 세금 도둑하고 반쯤 조롱하는 것과 달리 히지카타는 하는 일이 (매우) 많았다. 양이지사 체포나 문서 처리와 같은 공식적인 업무와 함께 부원들 통솔이나 기강을 바로잡는 것은 물론이고 땡땡이친 오키타를 잡으러 가는 부가적인 업무까지, 말 그대로 '눈 코 뜰새 없이' 바빴다. 그랬던 히지카타와 긴토키가 만나는 것은 그가 비번인 날이 대부분이었다. 혹은 그들의 관계는 아무도 말 한적은 없었지만 공공연했기에 긴토키가 진선조에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어쩌다 대원들의 휘파람과 함께 부장과 잘 되어가냐고 긴토키에게 묻는 말에 긴토키가 '너네가 아는 부장은 히지카타의 백분의 일도 안 될걸.' 하고 능글맞게 대답하는 걸 히지카타가 안다면 눈이 뒤집어질것은 물론이었다. 히지카타는 아직도 잘 숨겨왔다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 뭐야! 말도 없이 웬일이냐."

"우리가 뭐 말 하고 찾아올 사이인가? 그렇지, 국장님?"

긴토키는 어깨를 으쓱이며 옆에서 단도를 매만지던 곤도에게 동의를 구했고 곤도는 언제나처럼 호탕하게 웃으며 암, 그럼! 했다. 히지카타는 시선을 어디둘지 몰라하다가 결국 긴토키에게 고정한 후 찢어죽일 눈을 한다. 히지카타의 당황한 눈을 보자 갑자기 이상한 충동이 들끓기 시작했다. 성희롱 하고 싶다……. 히지카타가 누누히 말하는 것처럼 어쩌면 자신이 진짜 변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진짜 도S는 문 밖에 있는데 말야, 음.

사실 긴토키가 오늘 진선조에 온 것은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날이 너무 더워 밖에 사람도 나다니지 않아 의뢰도 없고, 카구라와 신파치는 2박 3일로 타에와 함께 여행을 떠난지 오래여서 심심했다. 같이 갈수도 있었지만 몇 달치 밀린 월급 독촉을 여행가서까지 받기는 싫어서 그냥 둘만 보내버렸다. 뭣보다, 히지카타를, 일분 일초 매일 눈 앞에 두고 싶은 애인을 못 본지가 이주가 넘어갔단 말이다! 물론 나라의 세금을 축내느라 바쁜건 누구보다도 잘 안다만, 이건 너무했지. 마지막으로 얼굴을 본, 비번이었던 날 해결사 사무실을 떠나며 유카타를 챙겨입던 히지카타가 등을 보이며 한 말은 '바빠질 것 같으니 둔영에 오지말고 내가 먼저 찾아갈때까지 가만히 있으라'는 거였다. 너무나 일방적인것이 아닌가.

당장 이런 수상한 발걸음을 한 이유를 한 이유를 대라는 듯 죽일 듯한 눈을 하고 있어서 무어라 답은 해 주어야 할 것 같은데, 정말 오늘은 이유가 없다. 사실 긴토키는 히지카타가 수상해 보이니까 둔영에 오지 말라고 했던말은 벌써 잊어버렸다. 내가 심심한 게 더 중요하지. 그리고 어차피 다 아는데.

"이렇게 매번 해결사에 오는 걸 보면 둘이 아주 싫어하는 건 아닌가봐, 하하!"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저 세금 도둑이 날 너무 좋아한다고."

"한번만 더 나불대면 베어버린다."

진짜 죽는다. 입모양으로 경고하는 히지카타의 미간에 모인 힘줄이 터질 지경을 한다. 긴토키는 어깨를 으쓱하며 엄지와 검지를 둥글게 모아 다른 한쪽 손으로 엄지를 넣었다가 빼는 시늉을 했다. 우당탕 소리와 함께 책상의 온갖 서류들과 재떨이가 엎어지고 히지카타가 주먹을 쥔 채로 긴토키의 위에 올라타는데에는 일초도 안 걸렸다.

"으아악! 이게 뭐하는 짓이야, 토시!"

"나가… 나가 줘, 곤도상. 나 오늘 이 놈팽이하고 끝장 봐야겠으니까."

"오, 무슨 끝장? 내가 생각하는 그거?"

히지카타의 화르륵 얼굴이 타는 소리가 곤도의 귀에까지 들어갈 판이었다. 곤도는 방바닥을 기듯 해서 문을 열고 나갔다. 남은 건 이글이글 불타는 히지카타의 눈만 아니었다면 남들이 보면 오해할만한 포즈를 하고 있는 둘이었다. 제 페이스를 찾은 긴토키가 씩 웃으며 히지카타의 팔목을 붙잡았다.

"어이, 경찰나으리. 섭섭하다고. 보고싶지도 않았어?"

"보……. 후. 이딴짓을 하는데 보고 싶겠냐? 둔영에 오지 말라고 한 말을 어디로 들은거냐, 네 녀석은?"

"히지카타군이 보고 싶어서 꿈에도 나오는 걸 어떡해. 이래뵈도 마음은 아직 첫사랑하는 사춘기 소녀마냥 여리다구."

뒷말만 아니었으면 진짜 설렐 뻔 했다. 히지카타는 부정하지 않았다. 입 밖으로도 내진 않았지만 히지카타가 제 말에 풀어진 걸 알 수 있었다. 감정이 얼굴에 너무 쉽게 드러난다, 이 겉과 속 다른 제 귀여운 연인은. 긴토키는 히지카타의 허리를 붙잡고 부드럽게 입을 포갰다. 과중한 업무에 거칠어질법도 한데 여전한 히지카타의 부드러운 입술에 긴토키는 내심 감탄했다. 와, 이주 만에 키스한다. 장거리도 아닌데, 진선조 부장님이랑은 연애하기도 힘들구만. 키스하며 몸을 눕히자 아래에 있던 히지카타가 갑자기 버둥거렸다. 긴토키는 자신이 제복 단추를 만지작거려서인지, 아니면 부푼 제 아래가 느껴져서인지 궁금했다. 사실 여기는 정말 장소가 아니긴 하다. 물 불 안가리는 긴토키라지만 지금은 조금 머리가 지끈거렸다. 머리와 달리 본능은 충실한게 문제지만. 긴토키가 입술을 떼자 히지카타가 달아오른 얼굴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아랫도리가 머리에 있는 것도 아니고 대체 뭐냐, 네놈은?"

"아, 몰라. 그러게 진작에 만나주셨어야죠."

"여기가 어딘지 자각은 하고 있는건가 진심으로 궁금한데."

"그래서 싫어?"

"몰라서 묻는거냐, 지금?"

"이주간 안 만나준 히지카타군이 눈 앞에서 뻥 차버린 충격에 상처받아서 사흘 밤 낮 잠도 못 잘 거라구, 나…."

긴토키가 우는 소리를 하자 히지카타가 약해진 얼굴을 한다. 그 새에 긴토키의 손이 히지카타의 제복 바지에 와 닿자 히지카타가 기겁을 했다. 긴토키가 바짝 몸을 숙여 히지카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안 넣을게, 빼기만… 응? 히지카타가 걸어잠근 문을 노려보며 양 팔로 얼굴을 가렸다. 제가 뭐라하든 끝장을 볼 놈이다….

"사랑해, 히지카타!"

히지카타는 일을 할 때 무척이나 예민해서 대원들이 문 근처에도 오지 않는게 다반사였다. 그럼에도 오는건 그래도 되는 곤도 혹은 욕지거리를 들어가면서도 꿋꿋히 오는 오키타 정도인데, 오키타는 오늘 비번이라 둔영에 없으니 괜찮지 않을까… 긴토키의 콧노래와 함께 바지가 슬슬 내려가는 걸 느끼며 히지카타는 얼굴이 뜨거워져 터질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빨리 하고 끝내, 윽… 건드리지마, 거기!"

"다리 조금만 더 벌려봐…. 응. 그렇게."

곧이어 터질듯 부푼 성기가 허벅지 사이로 들어찼다. 허리를 움직이는 긴토키의 숨소리가 가빠지고 히지카타의 무릎을 꽉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윽, 이거 기분이 되게 이상한데. 히지카타는 붉게 달아오른 허벅지 사이의 열과 마찰때문에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도 차라리 입으로 하는 게 나을 뻔 했다고 생각했다. 그럼 이 상황에서 제가 흥분하는 일 같은 건 없었겠지… 꺼떡이는 성기가 느껴져서 히지카타는 죽고싶었다. 망했다. 긴토키가 가쁜 한숨과 함께 파정했다. 안 그래도 초점없는 눈이 몽롱하게 풀려있다.

"어, 히지카타.."

"닥쳐. 한마디만 더하면 할복이다…."

"뭐하는 겁니까, 지금?"

허억! 둘이 꿰에 찌인 생선처럼 화들짝 떨어졌다. 제복이 아닌 유카타를 입은 오키타가 문을 딴 검집을 돌리며 우스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둘을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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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긴] tug of war  (0) 2016.10.01
Posted by G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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